가시상추 쌈싸먹는 이야기

가시상추, 가시가 있는 상추?

가시상추는 들판이나 도로변에서 흔하게 자라는 한 해 또는 두해살이식물입니다. 유럽이 원산지인 외래종인데 '가시'상추란 이름 그대로 잎 가장자리와 잎 뒷면 액맥을 따라 가시가 생깁니다. 과학자들은 현재 우리가 즐겨 먹는 상추의 조상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가시상추

가시상추 잎

 

 

우리나라에는 1961~1980년 사이 수입농산물에 섞여 들어온 것으로 보입니다. 가시상추는 토양을 특별히 가리지 않으며 메마른 땅에서도 강한 생명력을 보이며 서식지를 넓히고 있습니다. 한그루에 수천 개의 씨가 맺히고 각각의 씨에는 민들레처럼 갓털(pappus)이 달려 있어 바람에 날려 쉽게 번식합니다. 특히 도로변을 따라 흔하게 발견되는데 씨앗이 자동차가 일으키는 바람을 따라 날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생태계 교란 야생생물

환경부에서는 가시상추가 토착식물의 서식지를 침범하고 국내 자생종과 잡종을 형성하여 유전자 오염을 초래하며 잎에 난 가시로 인해 상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이유로 2012년 말 생태계 교란 야생생물로 지정했습니다.

 

가시 상추는 엄청난 씨를 맺어 바람에 날려 보내 번식을 하는 데다 뿌리를 완전히 뽑아내어 제거하지 않는 한 다시 살아나기 때문에 없애기 쉽지 않습니다. 가시 상추는 환경부 입장에서는 토종 생태계를 교란하는 골칫거리로 규정되었습니다.

 

가치상추 씨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가면 재미가 없겠죠. 지금부터 반전이 있습니다.

 

 

항산화 물질 함유

가시상추가 국내로 들어온 지 꽤 되었고 성분 분석 등 그 효용성에 대한 연구도 시작되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경상북도 보건환경연구원과 경북대학교에서 발표한 논문입니다. 이 논문에 따르면 가시상추에는 항산화물질인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하고 비타민A, 베타카로틴, 엽산 등도 다량 함유하고 있습니다.

 

비타민 A는 피부세포 생성과 성장을 도와 피부 노화를 막고 주름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어 화장품에 많이 들어가는 성분입니다. 베타카로틴도 항산화작용으로 우리 몸을 보호합니다. 엽산은 적혈구와 백혈구를 생산하는데 관여하며 DNA와 RNA를 생산하며 탄수화물을 에너지로 전환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엽산은 빠르게 성장하는 태아와 임산부에게 아주 중요한 영양소입니다. 

 

치주염 일으키는 원인균 억제

또 가시상추 추출물이 치주염을 일으키는 원인균인 포르피로모나스 긴기발리스(Porphyromonas gingivalis)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되었습니다. 이를 활용하면 가시상추 추출물을 활용하여 치주염을 예방하는 제품이나 약품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가시상추를 가끔 뜯어먹으면 치주질환에 걸릴 위험이 낮아질 수도 있습니다.

 

가시상추는 국화과 상추 속( Lactuca) 식물입니다. 왕고들빼기, 상추와 비슷한 식물입니다. 안에 들어 있는 성분도 비슷한 것이 많습니다. 그런데 가시상추에 대한 연구가 아직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고 가시상추를 채취하는 것도 대중화되지는 않았습니다.

 

서구권에서는 약간 쓴맛이 있기는 하지만 어린 순을 뜯어서 샐러드에 넣어 먹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린 순을 따서 상추처럼 쌈으로 싸서 먹거나 무쳐서 먹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가시상추가 너무 번져 골칫거리였습니다. 가시상추의 효용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이어지면서 가시상추를 퇴치하기보다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이 정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가시상추를 대량으로 먹을 경우 속이 더부룩하고 복통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성분이 많더라도 과용하면 좋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