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나무, 진한 피톤치드 향이 매력적... 열매는 덤

비자나무(학명: Torreya nucifera)는 주목과에 속하는 상록 교목입니다. 교목은 키가 8m 이상으로 높게 자라는 나무를 일컫는데 비자나무는 키가 최대 25m에 달합니다. 비자나무는 추운 곳에 자라는 나무일수록 키가 작은 모습을 보입니다. 비자나무는 암수가 따로 있습니다. 잎은 끝이 뾰족한 침엽수이나 소나무 잎보다 약간 더 넓은 잎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자나무는 전라북도 내장산 이남의 따뜻한 곳, 해발 800m보다 낮은 지역 여러 곳에서 자생하고 있으며 많은 곳이 천년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특히 제주 평대리 있는 비자나무 숲은 수령이 300~600년이나 된 비자나무 2570여 그루가 있습니다. 이처럼 규모가 크고 오래된 비자나무 숲은 세계적으로도 드물어 학술적 가치가 높습니다. 제주 평대리 비자나무 숲은 천연기념물 374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관광코스로도 개발되어 있으니 한번 들러 천년의 향기를 맡아보시기 바랍니다. 아래 사진은 제주도에 있는 수령이 820년 이상된 비자나무입니다.

 

수령이 820년 이상된 비자나무

비자나무는 다양하게 활용됩니다. 비자나무 목재는 치밀하며 또한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또 가공이 쉽고 잘 썩지 않아 건축용 자재나 가구, 선박 제작용으로 사용합니다. 특히 비자나무로 만든 바둑판은 최고급으로 꼽힙니다. 

 

비자나무 열매는 아몬드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구충제가 없던 시절 기생충을 없애기 위해 먹었습니다. 간식거리가 귀하던 시절 비자나무 열매를 살짝 볶아 먹기도 했습니다. 

 

비자나무 오일에는 콜레스테롤 배설을 촉진한다는 리놀산(linolic acid)과 혈압을 떨어뜨린다는 올레산( oleic acid)이 들어있습니다. 가을에 비자열매를 수확하고 잘 씻은 후 기름을 짜서 활용했습니다. 비자나무 오일은 음식을 만드는 데 사용하기도 하고 약용으로도 썼다고 합니다. 

 

민간 속설에서는 비자나무 가지를 꺾어 집에 걸어두면 액운을 물리친다는 말이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아마도 비자나무에서 풍기는 진한 피톤치드 향이  나쁜 일을 막아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듯합니다. 실제 피톤치드는 해충이나 곰팡이에 저항하기 위해 나무가 만드는 천연 항생물질입니다.

 

◇ 비자나무 생김새

비자나무는 상록수이고 키가 25m, 몸통은 2m까지 자라는 교목입니다. 잎은 가지 양 옆으로 나는데 짙은 녹색으로 끝이 뾰족하고 길이는 14.2~29.4mm, 너비는 2.7~3.9mm입니다. 잎은 6~7년이 지나면 떨어집니다. 비자나무라는 이름도 가지에 난 비자나무 잎이 非(아닐 비) 자와 비슷한 것에서 따온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비자나무는 은행나무처럼 암수가 따로 있습니다. 4월경에 개화하는데 새가지의 잎이 달리는 곳 바로 아래 꽃이 핍니다. 열매는 둥근 타원형으로 생겼고 대가 없이 바로 달립니다.  열매 길이는 25~28mm, 너비는 약 20mm입니다. 9~10월이 되면 열매 안의 종자가 성숙합니다. 종자는 아몬드와 아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아래 사진은 열매와 안에 있는 씨를 보여줍니다.

 

비자나무 열매

비자나무 열매 안에 있는 씨

비자나무 껍질은 회갈색입니다. 나무가 나이가 많이 들면 얇게 갈라지면서 떨어져 나옵니다. 비자나무 목재는 향기가 진하게 나고 탄력이 있습니다. 바둑판으로 인기 있는 이유도 바둑돌을 놓을 때 느낄 수 있는 탄력 때문입니다.

 

◇ 생육환경

비자나무는 해발 800m 이하 온난 지역에서 자생합니다. 일반적으로 침엽수가 추운 곳에서 잘 자라는 것과 대비됩니다. 습한 곳을 좋아하는데 건조하고 척박한 땅에서는 잘 자라지 못합니다. 내음성이 있어 그늘에서도 잘 견디지만 성장 속도는 느립니다. 

 

◇ 비자나무 번식

가을에 비자나무 열매가 익는 10월 경 채취하여 과육을 제거하고 온상 매장한 후 다음 해 봄에 파종합니다. 온도와 습도를 잘 맞춰주면 발아율이 높은 편입니다. 발아 후 햇빛을 가려줍니다. 한편 그해 난 가지를 비스듬히 자른 후 물에 어느 정도 담갔다 뿌리가 나면 땅에 심으면 잘 자랍니다. 따뜻하고 습한 곳을 좋아하는 조건만 맞춰주면 됩니다.

 

◇ 비자나무 활용

비자나무는 향기가 나고 아름다우며 탄력이 있으므로 건축재, 가구재, 조각재로 널리 쓰입니다. 특히 고급 바둑판 재료로 사용되는데 요즘은 바둑판을 만들 만큼 큰 비자나무를 구하기 힘듭니다.

 

열매는 속껍질을 벗긴 후 볶아서 먹거나 강정을 만들어 먹습니다. 열매로 기름을 짜서 식용유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비자나무는 자태가 아름다워 기념식수용으로 사용하거나 정원수로 심습니다. 진한 피톤치드 향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요약

비자나무는 따뜻하고 습한 땅을 좋아하는 상록교목입니다. 우리나라 내장산 이남 여러 곳에서 자생하고 있는데 특히 제주 평대리 비자나무 숲은 수령 수백 년 이상의 비자나무 수천 그루가 자라고 있어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비자나무 열매는 기름을 짜서 식용유로 사용할 수 있으며 목재는 탄력이 있고 아름다워 건축용, 가구용, 바둑판 제작을 위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